김영준 지스트 교수, 곤충 탈피행동 조절 메커니즘 규명
지스트(GIST·광주과학기술원·총장 문승현)는 생명과학부 김영준 교수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리버사이드(UCR)의 마이클 애덤스(Michael Adams)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곤충의 탈피행동에 관여하는 뉴런의 작동 원리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. 한국과학기술원(KAIST) 생명과학과 김도형 박사(제1저자·박사후연수연구원)도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해충 방제를 위한 새로운 농약 개발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. 연구팀에 따르면 탈피행동은 곤충 등 절지동물이 성장 과정에서 허물을 벗는 것을 말한다.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길 경우 해당 개체는 살아남지 못한다. 탈피행동 조절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는 특정 해충의 탈피 과정을 저해하는 새로운 개념의 해충방제제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. 탈피행동 유도호르몬(ETH)은 전형적인 본능 행동의 하나인 탈피행동을 일으키는 호르몬으로, 곤충 등 대부분의 절지동물류에서 발견된다. 이 호르몬에 의한 본능행동 조절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동물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된다. 연구팀은 초파리 연구를 통해 카이닌(Kinin)과 4가지 호르몬을 모두 분비하는 CAMB라는 두 가지 뉴런그룹이 각기 다른 시간에 활성화돼 탈피행동의 특정 단계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. 분자유전학적 방법으로 두 뉴런그룹을 조작해 초파리의 탈피행동을 변화시킨 결과, 탈피행동유도호르몬 수용체 양의 조절을 통해 카이닌 뉴런이 탈피전행동을, CAMB 뉴런이 탈피행동(두 번째 행동)을 조절해 각각의 소요 시간을 조절하는 것을 발견했다.
또 탈피행동유도호르몬 수용체의 양 이외에도 G단백질 연결 수용체 중 Go 타입이 CAMB 뉴런을 억제함으로써 탈피전행동이 충분히 진행될 때까지 탈피행동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. 김영준 교수는 "이번 연구는 초파리를 이용해 탈피행동과 같은 동물의 본능행동이 어떻게 단계별로 일어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 것"이라며 "특정 해충의 탈피행동 조절 원리를 밝히고 탈피 과정을 타깃으로 한 해충방제제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"고 말했다.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, GIST 첨단산업기술기초연구사업, 농촌진흥청의 농업과학기술협동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.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의 저명 학술지 플로스 제네틱스(PLoS Genetics) 9월 24일자(현지시각) 온라인판에 게재됐다.